스마트폰 금융은 이제 젊은 세대만의 영역이 아니다. 공과금 납부부터 예적금 가입, 송금, 투자까지 대부분의 금융 활동이 디지털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비대면 금융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은행 창구에 의존하던 장년층도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을 서서히 경험하고 있다. 장년층은 오랫동안 창구 방문을 통해 통장에 도장을 찍고, 은행 직원을 통한 상담과 확인을 금융의 기본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고, 은행 창구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금융 행동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도구의 변화가 아니라, 장년층이 삶의 주도권을 다시 손에 쥐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번 글에서는 은행 창구 중심의 금융 습관을 갖고 있던 장년층이 스마트폰 금융으로 전환하게 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행동 변화의 양상과 의미를 살펴본다.
창구 중심 금융 생활에서의 익숙함과 한계
많은 장년층은 오랜 기간 은행 창구를 통한 금융 생활을 이어왔다. A씨(68세, 은퇴자)는 매달 말일마다 직접 은행을 방문해 예금 만기 확인과 공과금 납부를 처리했다. 통장을 들고 은행 창구에 줄을 서며 직원과 대면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다. 실제로 A씨는 스마트폰에 금융앱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한 번도 실행해본 적이 없었다. 화면 글씨가 작고, 잘못 누르면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공포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주 가던 지점이 폐쇄되었고, 대기 시간도 길어지면서 불편함이 커졌다. A씨는 우연히 들른 지점에서 직원의 추천으로 스마트폰 송금 기능을 체험해보게 되었고, 이때 처음으로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되는 금융’의 가능성을 체감했다. 이 사례는 장년층이 창구 금융에 익숙함을 느끼는 이유와 동시에, 변화가 시작되는 계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스마트폰 금융과 첫 경험의 중요성
금융앱은 장년층에게 낯설고 불안한 도구로 여겨진다. 하지만 긍정적인 첫 경험은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강력한 출발점이 된다. B씨(65세, 자영업 은퇴)는 아들이 설치해준 모바일뱅킹 앱을 몇 달 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어느 날 '카카오페이 청구서' 안내를 우연히 눌러 전기요금을 간편하게 납부했다. 이 한 번의 성공 경험은 B씨의 금융행동을 크게 바꿨다. 그 뒤로 B씨는 공과금, 휴대폰 요금, 심지어 적금 만기 연장까지 모두 모바일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아들이 “이건 해도 괜찮다”, “만약 실수해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식의 심리적 지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는 점이다. 장년층은 기능보다 ‘내가 해도 괜찮다’는 안정감이 먼저 필요하다. 이 사례는 성공 경험과 정서적 지지가 결합될 때 디지털 금융 행동이 자연스럽게 전환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복과 습관이 만든 금융 자립
금융 행동 변화는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반복적인 실습과 습관이 결합될 때, 진정한 ‘금융 자립’이 형성된다. C씨(70세, 퇴직공무원)는 동네 평생교육원에서 ‘디지털 금융 교실’을 4주간 수강했다. 처음에는 ‘나이 들어서 뭘 새로 배우냐’며 거부감을 보였지만, 매주 1시간씩 송금 실습과 거래 확인,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받은 뒤부터 스마트폰 사용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 주에 ‘내 힘으로 1만원 송금하기’ 과제를 완수한 후에는, 거래 알림 확인과 거래내역 캡처 습관까지 스스로 유지하고 있다. 가족에게 금융을 전적으로 맡겼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신이 직접 거래를 확인하고, 궁금한 점을 은행에 전화해 물어보기도 한다. 이 사례는 반복과 습관 형성을 통해 디지털 금융이 장년층의 ‘일상 속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지털 금융행동 변화가 의미하는 것과 앞으로의 과제
장년층이 은행 창구 중심에서 스마트폰 금융으로 행동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기술 사용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금융 자립, 정보 격차 해소, 그리고 세대 간 소통 확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 디지털 금융을 활용하게 되면 고령층도 실시간으로 자산을 점검하고, 위험 거래에 스스로 대응하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고령층이 이 변화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올라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앱 설치도 어려워하고, 사기 피해에 노출된 채 기술을 두려워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령층 맞춤형 금융앱 개발, ▲1:1 실습 중심의 지역 금융교육 확대, ▲가족 중심의 금융 돌봄 체계 마련 등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그 속도와 방향은 사회 전체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마치며,
디지털 금융 시대, 장년층도 더 이상 금융의 주변인이 아니다. 은행 창구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한 작은 행동 변화는, 고령층의 삶에 자립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큰 전환점이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어르신의 손끝이 금융을 배우는 또 다른 시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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